
녹음된 네 건의 레코드를 확인합니다.
" 재단은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모든 것들을 보호하고 관리합니다. "
우리 재단은 온갖 기이한 것들, 과학 법칙을 벗어나는 모든 변칙들. 괘씸하게 요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애물단지들을 모두 옭아매고, 격리하고, 관리에 성공합니다!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술과 천재적인 요원들의 두뇌, 그리고 D계급 인원들의 '약간의' 희생을 동원해서 말이지요. 우리 SCP 재단은, 자칫 세상에 풀어두면 어떤 재앙을 불러일으킬 지 모르는 모든 것들을 친절하게 일반인에게서 떨어뜨려 놓고, 아. 운이 나빴던 E계급들은 예외일까요? 여하간, 이 골칫덩이들을 인류에게 더 유익하게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 애를 쓰고 있답니다. 21세기의 성인들이나 다름없지요! 누가 이토록 숭고하게, 어떠한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지! 혼돈의 반란이나 NSA가 하는 짓거리들이 웃긴 이유이지요. 국방력 강화? SCP들의 무기화? 죄다 헛소리에요. 우리 재단에 방문해 단 한 시간이라도 귀여운 우리 말썽쟁이들과 만나게 된다면 그때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심히 의문이 드는군요. SCP에 대해 우리 재단만큼 잘 이해하고 있는 자들이 어디에 있겠어요?
다들 굉장히 지루한 표정을 하고 있군요? 오. 더 이상 말 안하지요.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우리들은 옳고, 완벽하고, 숭고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알면 돼요. 임무를 수행하는 것만이 당신들이 좀 더 숭고함을 향해 발을 디디게 하는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필요가 없어요.
임무만이 중요합니다. 임무는 당신을 완벽하게 해 줄 거에요. 그 이상 뭐가 중요해요? 당신들이 운영방식을 안다 한들 뭘 하겠어요?
─ ███ 박사 부서의 직원 아침 조례. AM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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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106이 도주하였습니다. 그는 현재 자신의 격리실을 이탈해 기지의 C구역에서 계속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는 케테르 등급의 대단히 위험한 SCP이므로, 이 임무에 배정된 요원 외의 사람들은 모두 신속히 대피해 주십시오. 그를 자극하거나 제압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됩니다. 다시 알립니다. 요원들은 모두 신속히 쉘터로 대피해 주십시오. 현재 남아있는 D계급 인원들 역시 사살 명령이 아닌 쉘터 대피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모두 신속하게 이동하여 주십시오.
─ [전 요원 긴급 대피발령], PM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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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173이 추가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것 역시 혼란을 틈타 달아난 모양입니다. 이런! [데이터 말소] 아직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빨리 쉘터로 꺼져버립시오. 젠장. 나는 혼자 남은 것 같습니다. 나를 도와줄 사람은 남아있지 않나요? 젠장, 하느님. SCP-████가 내가 있는 빌어먹을 방송실 옆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문이 부서지는 소리] 제기랄제기랄제기랄…… 도와줘요! 저 [데이터 말소]가 문을 뚫고 내게 오고 있단 말이에요! 신이시여! 이딴… [비명소리 이후로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 [전 요원 긴급 대피발령. 사적인 이야기를 섞어서.] PM 5: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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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요. █████. 일단은 당신이 무사하길 빌죠. 스파이짓은 잘 하고 있는 것 같고. SCP-████의 상태는 어때요?
█████ : 아주 양호해. 이 짓도 몇 년 해먹었는지 알잖아?
███ : 재단이 눈치챈 건 없고요?
█████ : 그 멍청이들은 평생 눈치 못 챌거야.
███ : 좋네요. ███의 고위 간부들은 벌써 결과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 : 젠장맞은 노친네들! 인내심을 가지라고 해. 내가 얼마나 위험하게 일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 : █████는 언제나 신속하게 결과를 가져왔으니 그렇죠. 벌써 ███만큼이나 시간이 지났어요. 그 비현실적인 곳에 있자니 기억 상실증이라도 걸린 거에요?
█████ : 당신까지 나를 놀리는군.
███ : 가벼운 농담일 뿐이예요.
█████ : 그래. 젠장. 어쨌건 희소식을 가져다주자면 ████은 이미 충분히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훔쳤어. 남은 건, 내가 두 다리로 그걸 들고 빠져나갈 타이밍이지.
███ : 그래서, 그 타이밍은?
█████ : 아마도 일 주일 뒤.
███ : 완벽하군요.
█████ : 완벽하지.
███ : 변칙이 생길 확률은?
█████ : 없어.
███ : 정말로?
█████ : [한숨 소리] 기억상실증은 그 쪽이 걸린 것 같은데. ████가 어떤 존재인지 잊어버린 거야?
─ ███ 과 █████와의 대화, 약 일주일 전
재생 종료.